며칠 전에 道憲이가 체육관에 다녀와서 대뜸 말하였다.
"할아버지, 강동구를 대표하는 경연대회에 나가고 싶어. '겨루기'로..."
"도헌이 잘할 수 있어?"
"그럼, 내 한 번 나가볼래."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손자가 원하는 대로 입회비를 내고 일찌감치 출전신청을 해뒀었다.
대회는 09시부터 시작되는데
겨루기는 08시부터 대회 시작전에 계체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07:50분에 집을 나섰다.
잠자리에서부터 아침 기상 상태까지 하나하나 체크해본다.
"도헌아, 오늘 컨디션은 어떠니?"
다리를 주물러주면서 물었다.
도헌이가 특유의 장난스런 태도로 응대하는 걸 보니 컨디션은 별로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엊저녁에 할머니는 한우쇠고기를 18,000원어치나 사다가 불고기로 요리해서 도헌이 혼자 먹게 하였다.
도헌이가 특히 좋아하는 쇠고기였다.
다른 음식은 조금 먹다가 물리곤 하였는데 쇠고기는 전혀 물릴 기색이 없었다.
(이번엔 도헌이 체력이 얼마 쯤 버텨줄지 모르겠다)
아빠는 회사일이 바쁜 탓에 같이 올 수는 없어서 엄마와 은지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하였다.
큰 기대는 하지 않은체 관전을 하게 되었다.
결과는 혹시나 한게 역시나로 끝나고 말았지만
도헌이 주눅 들지 않고 쾌활한 모습을 유지한 게 그나마 소득이라면 소득이랄까...
도헌이를 상대했던 학생은 그의 형도 태권도복을 입고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이른바 태권도 가족이었다.
"도헌아, 잘 싸웠다. 앞으로도 훌륭한 태권도인이 되기를 바란다. 은메달 축하한다."
할머니도 엄마도 도헌이를 격려하여 줬다.
恩祉도 오빠 따라 태권도 발차기를 시범 보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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