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나이인 처형과 여행을 함께하기로 오래전부터 약조를 해뒀었다.
각자 부부동반하여 경비를 반씩 부담하기로 하고 '2박3일울릉도여행'(6/6-6/8일)을 택하였다.
양가 모두 자녀들이 기금을 모아 주선해준 여행이라서 우리 넷은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되었다.
동대구에서 출발하는 관계로 우리 부부는 서울 출발 21시 30분 열차를 타고 동대구에 23시 30분에 도착하였다.
대구 처형댁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아침 일찍 택시로 동대구역 아래 택시승강장에 도착하였다.
관광버스로 06시에 출발하여 포항에 도착하여 아침을 먹었다.
09시에 출발하는 썬플라워를 타고 울릉도에 13시 30분에 도착하게 되었다. 30분 연착이었다.
밀폐형 쾌속정인데다가 파도가 심하여서 승객들 거의가 어지럼증을 호소하였다.
심한 사람은 위생봉투를 입에 대고 꾸역꾸역 위장안에 든 내용물들을 토해내고 있었다.
곁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안스러울 정도로 얼굴 빛을 창백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다행히도 우리 일행들은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깊은 잠이 들어서 그랬는 지 구토를 하지 않았다.
비위에 강한 나마저도 속이 메스꺼워 혼이 날 지경이었는데 휴~~~.
이건 즐거운 여행이 아니라 숫제 지옥을 향한 행보라고 할만하였다.
도동항구에 도착하니 먼저 눈에 들어온 광경은 터미널이 신식으로 개축되어 있었다.
예전에 왔을 때와는 판이하게도 아름다운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써비스 차원에서 안성맞춤으로 보인다.
'대구연합' 피켓을 찾아 줄을 서니 가이드가 반긴다.
미리 기록하여 둔 숙박 모텔들을 일행들에게 배정 해 준다. 우이들에겐 '칸 나이트 모텔'이다.
일단 숙소에 가서 여장을 풀고 정해 준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였다.
'송림비치 식당'이었다. 뷔폐식으로 밥, 김치, 나물, 해물(생선 포함), 국 등의 차림새였다.
'울릉도 투어'버스에 올라 육로 관광길에 올랐다. 이른바 'A코스 육로관광'이었다.
우리 부부는 이번이 두 번째라서 별로 흥미가 나지 않은 코스였지만 처형 부처를 위해서 함께 하였다.
이번이 초행인 동서와 처형의 가이드역할을 충살히 실행하기로 하였다.
육로관광 종점에서 관광버스와 함께 선박을 타고 섬을 돌며 죽도를 거쳐 저동항구에 입항하였다.
기리 추억에 남을만한 것은 바다 위에서 갈매기들과 조우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로 다가온 갈매기들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관광객들이 새우깡을 손가락 사이에 들고 있으면 어느새 날아 와서 부리로 채가고 만다.
그러다 보니 갈매기무리들이 배 후미를 줄곧 따라 오는 행렬을 이뤄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저녁 식후엔 동(東)안 산책길을 걷다가 보니 항구의 야경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비치 포장마차에서 모듬회를 시켜 동서와 함께 커~ㄱ 한 잔하는 것은 신묘의 미덕이었다.
2일 째에는 독도관광을 희망하는 여행객들은 떠나고 우리는 자유관광을 택하기로 하였다.
어제 밤에 東안길을 걸었으니 이번엔 서(西)안산책로를 걸어보기로 하였다.
낮에 걸어보는 산책길은 밤에 보이지 않았던 기암괴석 그리고 절경의 모습들이 빼어났다.
곳곳에 구멍들이 송송 뻥뻥 뚫린 자국들과 형형색색의 바위들로 이루어 진 경관들이 신기했다.
관광객들로 하여금 연신 탄복을 자아내게 마술을 부리고 있는 듯하였다.
과묵하기로 유명한 나의 손윗 동서의 입에 절로 터져 나오는 탄성은 쉽사리 멈춰지질 않았다.
거기에 장단이라도 치듯이 처형의 경관을 감상하는 느림의 행보는 시간의 흐름을 잊게하였다.
해안 끝자락에 이르니 '춧대바위'와 '등대 전망대'의 갈림길이 나타났다.
등대가 세워 진 산봉우리를 택하여 올라가서 돌고래 동상을 벗삼아기념촬영을 마치고 돌아왔다.
산 등성이의 곳곳에 염소들이 풀을 뜯어먹으며 곁눈질로 우리들을 탐색하기도 하였다.
해안길을 따라 해맑은 바다물 속의 아름다운 바위들이 물 속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듯하였다.
통통선이 우리 앞에 나타나며 동시에 손수레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접안한 통통선에서 잡아 온 오징어가 든 물통을 두 통을 순식간에 옮겨 달아난다.
우리는 그 손수레를 뒤따라서 '용궁(식당 이름)'에 이르렀다.
10시 가까이 되었는데도 여태 손님이 없다. 해안에 펼쳐 진 비치파라솔이 민망스러워 보인다.
"방금 잡아 온 오징어회만 먹을 수 있습니까?"
"오징어만 따로 팔 수 없어요. 오징어 포함해서 모듬회로 팔아요." 조금은 쌀쌀한 대꾸다.
모듬회와 호박막걸리를 주문하여 중앙에 위치한 비치파라솔에 자리잡았다.
처음으로 시음하는 호박막걸리를 목으로 넘기는 아~ 이 맛은 무릉도원이 따로 없을 듯하다.
술 맛 중에서 동서와 함께 마시는 술맛이 단연 최고이리라.
처남이 함께했었었드라면 하는 이쉬움이 남긴 하였지만 어쨌든 감미로웠다.
오후엔 육지관광 B코스였다. 어제는 A코스였고...
오늘의 메인 관광은 '봉래폭포'였다.
가는 도로변에 '천연 에어컨'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동굴이 있었다.
들어가면 입구에서부터 냉기가 스며든다. 동굴안으로 많은 사람들이 들어온다.
동굴 안쪽에 뚫린 바위속의 어둠컴컴한 통로를 통해 나오는 바람에 온 몸이 시원해진다.
폭포까지 이르는 길 바닥엔 타이어를 엮어서 깔아 놨다. 걷노라면 발의 피로가 풀어지는 듯하였다.
도로에 흘러내리는 물에 질척거리지 않도록 배려하는 착상이었나?
조심해서 걷는다고 걸었는데도 어느새 바지 가랑이가 튀어오르는 물로 지저분해졌다.
등산도 하고 폭포도 구경하고 하늘 높이 솟아있는 나무들 사이를 산책하는 기분으로 걷는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영양가 높은 무공해 공기로 산소정화운동이 되어 심신이 경쾌헤짐을 느낀다.
폭포가까이는 갈 수 없도록 철망과 난관을 설치하여 위험을 방지하고 있었다.
육교에 올라가서 멀리 있는 폭포를 바라보며 기념촬영으로 위안을 삼는 수밖에 없었다.
저녁엔 울릉도의 별미인 '깨비칼국수'를 먹었다. 이번에도 호박막걸리와 함께 하였다.
'호박막걸리' 값은 6천원이고 깨비칼국수는 8천원이었다.
'즐거운 맛집'식당 안의 벽과 천장은 손님들의 낙서 메모가 빈 틈 없이 빽빽히 쓰여져 있었다.
나도 낙서는 빠지지 않지. 천정에 방문록을 남겨뒀다. '칠순기념 방문:우남식,전행자,정옥분,양기덕'
다음에 또 찾을 일이 있거든 여기 들려서 우리가 남겨 논 낙서를 확인해봐야지...
마지막 날 새벽 3시 30분에 기상하여 짐들을 챙겨나와 05시에 출발하는 썬플라워에 승선하였다.
귀항길에는 파도가 없어서 그런지 배의 진동이 비교적 없고 기관 소리 역시 고요스러웠다.
선실안의 분위기도 갈 때와는 달리 퍽이나 안정적이고 조용하였다. 승객 거의가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08시 30분에 포항항에 도착하여 영일식당에서 여행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귀가 뻐스에 몸을 실었다.
이번에 여행이 즐거움을 느끼게 된 점은 날씨가 기막히게 좋은 점이었다.
덥지도 않고 하늘엔 알맞은 구름배들이 둥실둥실 떠 있어서 불쾌지수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울릉도 거리 거리는 울긋불긋 관광객들이 차려입은 옷들로 수 놓은 것처럼 화사하게 내비쳐지고 있었다.
매일매일 들고 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질 않고 항상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중국 삼청산 구경하세요 (0) | 2015.03.29 |
---|---|
[스크랩] 중국 산서성 하남성 제10일 : 정주, 북경, 옹화궁, 부산 (0) | 2014.10.31 |
칠순여행(2박3일 울릉도여행) 기념사진 (0) | 2014.06.10 |
[스크랩] 사량도옥녀봉 (0) | 2014.05.22 |
청남대(따뜻한 남쪽의 청화대) (0) | 2014.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