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누라 음식 간보기 ]
임 보 / 시인
아내는 새로운 음식을
만들 때마다
내 앞에 가져와
한 숟갈 내밀며
간을 보라 한다
그러면
"음, 마침맞구먼, 맛있네!"
이것이 요즈음 내가
터득한 정답이다.
물론, 때로는
좀 간간하기도 하고
좀 싱겁기도 할 때가
없지 않지만―
만일
"좀 간간한 것 같은데" 하면
아내가 한 입 자셔 보고 나서
"뭣이 간간허요? 밥에다
자시면 딱 쓰것구만!'
하신다.
만일
"좀 삼삼헌디" 하면
또 아내가 한 입 자셔
보고 나서
"짜면 건강에 해롭다요.
싱겁게 드시시오."
하시니 할말이 없다.
내가 얼마나 멍청한고?
아내 음식 간 맞추는 데
평생이 걸렸으니
정답은
"참 맛있네!"인데
그 쉬운 것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