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월의 노래
- 배 귀 선
눈 쌓인 풍경의 그림 뒤로
새 날의 기다림이 서성입니다
오래된 난로 위 낡은 주전자처럼
흔들의자에 기대어 털옷을 준비하는 어머니처럼
익숙하고 다정하게 이별을 준비합니다
질주하는 시간 속에 또 한 해를 보내지만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희망이고
기쁨이라고 다독입니다
십이월은 모두를 사랑한다 고백하며
다가올 날을 축복하는 고마운 시간입니다
우울한 편지처럼
쓰디쓴 독백을 쏟아내어도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로움을 준비하는 겸손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