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9일 12시 30분에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만난 동창들의 서로 반기는 얼굴들 면면이 활작 만개한 꽃송이를 방불케 하는 아름다움 자체다.
나는 이래서 동창회 모임에 꼭꼭 참석한다. 사실은 오늘의 컨디션은 도저히 참석하기 불가할 정도로 다리가 부풀어 올라 부상 부위에 부목을 대고 절룩거리며 참석했었는데 동창들의 환한 모습을 보고 그만 모든 시름이 없어지고 만다.
대윤, 원일, 길재, 중순, 병관, 덕수, 동석, 용광, 인국, 형환형 등이 제 시간에 모두 참석하여 일부는 인국형의 승합차에 탑승하고 일부는 택시를 불러 '외암 민속촌'을 방문한다.
외암 민속촌은 400년 전 숙종 때 선비 李柬이 마을뒤에 위치한 설화산의 우뚝 솟은 형상을 따서 '외암'이란 호를 지어 마을 이름도 외암이라 지었다고 한다. 중요 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된 민속 마을 안에는 참판댁을 비롯한 영암댁, 송화댁, 외암종가댁, 참봉댁 등의 기와집으로 된 고택들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가구수는 20채의 기와집과 30채쯤의 초가집으로 뒤섞여 있으며 현재는 거의 민박집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관광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중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듯이 민속촌의 순두부 버섯 전골에 도토리묵 그리고 파젓등의 민속 요리에다 동동주의 감칠맛은 어느 산해진미에도 비할 수 없을 정도다. 거기에다 구수한 내음의 제육 전골이 식욕을 한 껏 북돋는 바람에 모두 성찬의 식도락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기도 한다.
인국형 승합차와 버스로 온천역 가까이에 있는 '신천 온천장'에 단체 입장하여 오랫만에 실로 오랫만에 깨복쟁이 친구들이 함께 어울려 목욕을 하는 동심 속으로 시간여행을 해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기만 하다. 특히 나에겐 어제 손녀와 경주하다가 다친 인대파열의 부상이 온천욕으로 어느정도 회복의 기미가 보여 시간의 흐름도 잊은채 탕 속에 몰입해 있다가 일찍 목욕을 끝내고 나온 친구들을 한참이나 기다리게 하는 무뢰한(?)역을 자임하는 누를 끼치기도 해버렸으니……
후렴으로 오늘 열리는 온천역 시장통 저잣거리에서 토종파젓을 안주 삼아 막걸리와 소주잔을 기울여보는 풍류를 만끽하여 보는 호사를 부려보기도 한다.
우리 삼오 동창들이여!! 우리 앞으로도 아름답게 늙어가는 황혼을 맞이하세나.